"연금을 세 군데서 받는데, 이걸 어떤 순서로 꺼내 써야 하나요?" 상담하다 보면 정말 자주 듣는 질문이에요.
국민연금, 퇴직연금, 개인연금저축까지 준비해온 분들이 늘었기 때문이에요.
그런데 순서를 어떻게 정하느냐에 따라 매달 손에 쥐는 돈과 내야 할 세금이 꽤 달라질 수 있어요. 조기은퇴자, 정년퇴직자, 자산여유형 세 유형으로 나눠 살펴볼게요.
연금을 여러 개 받는 은퇴자라면, 뭐부터 인출해야 하나요?
결론부터 말하면 국민연금은 최대한 늦게까지 유지하고, 퇴직연금과 개인연금저축처럼 잔액이 정해진 자산부터 계획적으로 써나가는 순서가 기본이에요.
국민연금은 살아있는 한 계속 나오는 종신연금이고 물가 상승률만큼 금액이 조정되는 구조라, 오래 살수록 유리한 상품이에요. 반면 퇴직연금이나 개인연금은 잔액이 정해져 있어서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예상보다 일찍 바닥날 수도 있어요.
그래서 상대적으로 한도가 있는 자산을 앞쪽에서 계획적으로 쓰고, 무한히 나오는 국민연금 수급 개시는 형편이 되면 늦추는 편이 자산을 오래 버티게 해요.
국민연금 개시 전에 은퇴한 사람과 정년까지 채운 사람, 순서가 다른가요?
네, 다릅니다. 국민연금 개시 전에 은퇴했다면 그 공백기를 메우는 게 최우선이라 퇴직연금과 개인연금 비중을 초반에 더 크게 가져가야 해요.
조기은퇴자는 국민연금 개시까지 남은 기간이 길수록 그 사이 생활비를 스스로 마련해야 하는 구조라, 이 시기를 하나의 '공백기'로 보고 퇴직연금과 개인연금을 계획적으로 나눠 쓰는 설계가 필요해요.
정년까지 일하고 국민연금 수급 개시와 은퇴 시점이 맞물리는 경우라면 이야기가 달라져요. 처음부터 국민연금이라는 안정적인 현금흐름이 확보되기 때문에, 퇴직연금과 개인연금은 급하게 쓰기보다 노후 후반부 의료비나 예비자금으로 남겨두는 여유가 생겨요.
자산이 넉넉해서 연금에 크게 의존하지 않는 은퇴자도 순서를 신경 써야 하나요?
결론적으로 그렇습니다. 세금 구조 때문이에요.
연금 형태로 나눠 받으면 일시금으로 찾을 때보다 세율 우대를 받을 수 있는데, 필요 없다고 방치하다가 나중에 한꺼번에 찾으면 오히려 더 높은 세금을 낼 수 있어요. 당장 쓸 일이 없더라도 분할 수령 구조를 유지하면서 필요할 때만 조금씩 꺼내는 편이 유리해요.
퇴직연금(IRP)은 일시금과 연금 중 어떤 게 유리한가요?
구조상 목돈이 급한 상황이 아니라면 연금으로 나눠 받는 쪽이 세금 측면에서 유리하게 설계돼 있어요.
퇴직급여를 한 번에 찾으면 퇴직소득세가 그대로 부과되지만, 연금 형태로 나눠 받으면 세율이 낮아지는 방식으로 제도가 짜여 있기 때문이에요. 다만 대출 상환이나 사업자금처럼 목돈이 실제로 필요한 경우도 있어서, 세금만 보고 단정하기보다 자신의 자금 계획과 함께 따져봐야 해요.
개인연금저축은 언제부터 손대는 게 좋을까요?
세액공제를 받은 원금과 운용수익 부분은 되도록 나중에, 필요한 만큼만 나눠서 꺼내는 게 유리해요.
연금저축은 인출 금액과 방식에 따라 적용되는 세율 구간이 달라지고, 한꺼번에 많이 찾으면 더 높은 구간으로 넘어가거나 다른 소득과 합산될 수 있기 때문이에요. 그래서 은퇴 초반에는 퇴직연금이나 다른 자금으로 생활비를 충당하고, 개인연금저축은 국민연금 개시 전 소득 공백기를 메우는 용도로 조금씩 활용하는 방식이 자주 추천돼요.
인출 순서를 잘못 정하면 어떤 손해가 생기나요?
가장 흔한 손해는 세금을 더 내거나, 정작 오래 살았을 때 쓸 돈이 먼저 바닥나는 상황이에요.
퇴직연금과 개인연금을 초반에 한꺼번에 많이 찾아 쓰면 당장은 여유롭지만, 국민연금 개시 전까지 버텨야 할 자금이 모자라게 될 수 있어요. 반대로 아끼기만 하다가 개인연금 수령 기간이 끝나가는 시점에 몰아서 찾으면, 그 해에만 세금 부담이 커지는 구간에 걸릴 수도 있어요.
그래서 순서뿐 아니라 한 해에 얼마씩 꺼낼지, 속도 조절도 함께 신경 써야 해요.
세금 부담을 줄이려면 어떻게 나눠 받아야 하나요?
핵심은 특정 연도에 사적연금 소득이 몰리지 않도록 여러 계좌와 여러 해에 걸쳐 분산하는 거예요.
연금저축, IRP, 퇴직연금을 각각 다른 시점에 신청하거나 수령 기간을 길게 설정하면, 한 해에 잡히는 연금소득 금액을 낮출 수 있어요. 사적연금 소득이 일정 수준을 넘어서면 다른 소득과 합쳐 종합과세로 전환될 수 있는 구조라, 이 점을 미리 알고 수령 기간과 금액을 조절하는 게 실질적인 절세 전략이 돼요.
정확한 기준 금액과 세율은 세법 개정으로 바뀔 수 있어서, 인출 계획을 세우기 전에 최신 기준을 확인하거나 세무 전문가와 상담하는 편이 안전해요.
은퇴 초반과 후반, 인출 전략도 달라져야 하나요?
네, 달라져야 해요. 국민연금 개시 전인 은퇴 초반은 소득 공백이 가장 큰 시기라, 퇴직연금과 개인연금 비중을 상대적으로 높여 생활비 공백을 메우는 데 집중해야 해요.
국민연금 수령이 시작되는 후반부로 갈수록 종신으로 나오는 국민연금 비중이 커지니까, 개인연금과 퇴직연금은 잔액을 확인하면서 속도를 늦추는 방향으로 조정하는 경우가 많아요.
결국 인출 순서는 한 번 정해놓고 끝나는 계획이 아니에요. 남은 잔액과 건강 상태, 생활비 변화를 보면서 주기적으로 다시 점검해야 하는 계획이에요.
결론
연금 인출 순서에 정답 하나만 있는 건 아니에요. 다만 국민연금은 최대한 오래 유지하고, 퇴직연금과 개인연금은 자신이 조기은퇴자인지 정년퇴직자인지 자산여유형인지에 맞춰 세금과 소득 공백기를 고려해 나눠 쓴다면, 노후자금이 버티는 기간이 확실히 달라질 수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