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모 씨(58세, 가명)는 내년이면 다니던 회사에서 정년퇴직을 앞두고 있다. 퇴직 날짜가 다가오면서 문득 국민연금을 받기까지 몇 년의 공백이 남는다는 사실을 뒤늦게 깨달았다. 그 공백을 어떻게 메워야 할지 고민하다 보험설계사와 상담을 받으며 연금보험을 다시 들여다보게 됐다.
(위 사례는 다수 상담 사례를 재구성한 것으로 특정 개인을 지칭하지 않습니다.)
어떤 상황이었나
정모 씨가 다니는 회사의 정년은 만 60세다. 반면 그의 출생연도 기준 국민연금 노령연금 수급 개시 연령은 64세였다. 단순 계산만 해도 퇴직 후 4년간 정기적인 소득 없이 지내야 한다는 뜻이었다.
국민연금 수급 개시 연령은 출생연도에 따라 단계적으로 늦춰지도록 설계돼 있다. 1969년 이후 출생자는 만 65세부터 받도록 돼 있어, 정년퇴직 시점이 이르거나 조기퇴직을 하는 경우 공백은 더 길어질 수 있다.
퇴직금은 있었지만 생활비로 그냥 쓰기엔 아까웠다. 자녀 결혼 자금이나 예비 의료비로 남겨두고 싶다는 생각이 컸다. 결국 그 공백 기간을 버틸 별도의 소득원이 필요하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청구, 가입 이렇게 진행했다
정모 씨는 보험설계사를 만나 몇 가지 구조를 비교했다. 하나는 목돈을 한 번에 넣고 바로 다음 달부터 매달 일정액을 받는 즉시연금형이었고, 다른 하나는 몇 년간 보험료를 나눠 넣은 뒤 나중에 받는 거치형이었다.
그는 이미 퇴직을 코앞에 두고 있어 즉시연금형 쪽으로 마음이 기울었다. 설계사는 공시이율(매달 변동되는 적용 금리)과 최저보증이율을 함께 확인하라고 했다. 또 중도에 해지하면 원금보다 적게 돌려받을 수 있다는 점도 짚어줬다.
몇 차례 상담 끝에 그는 퇴직금 일부를 즉시연금형 상품에 넣기로 했다. 나머지는 예비자금으로 남겨두고, 국민연금 수급이 시작되면 연금보험 수령액을 줄이거나 조정할 수 있는지도 함께 확인했다.
몰랐던 것, 헷갈렸던 것
상담 전까지 정모 씨는 국민연금을 앞당겨 받는 조기수령과, 늦춰 받는 연기수령 제도를 헷갈려 했다. 조기수령은 정해진 개시 연령보다 최대 5년까지 앞당기는 대신 수령액이 줄어드는 구조고, 연기수령은 반대로 늦출수록 수령액이 늘어나는 구조였다.
그는 처음엔 일찍 받는 쪽이 당연히 유리하다고 생각했는데, 상담을 받으며 자신의 건강 상태와 다른 소득 여부에 따라 유불리가 달라진다는 걸 알게 됐다. 연금보험의 세제 혜택 조건도 헷갈렸던 부분이다. 상품과 유지 기간에 따라 과세 방식이 달라질 수 있어, 가입 전 상품설명서와 약관을 꼼꼼히 확인해야 했다.
즉시연금형 안에서도 확정기간 동안만 받는 방식과, 살아있는 동안 계속 받는 종신형은 구조가 달랐다. 확정기간형은 정해진 기간이 끝나면 지급이 멈추는 대신 매달 받는 금액이 상대적으로 많은 편이고, 종신형은 오래 살수록 유리하지만 초기 월 수령액은 낮게 설계되는 경우가 많았다.
전문가라면 이렇게 조언합니다
소득 공백을 준비할 때는 먼저 국민연금공단에서 제공하는 예상 수령액 조회 서비스로 본인의 수급 개시 연령과 예상액을 확인하는 게 첫걸음이다. 그다음 퇴직 시점부터 수급 개시까지 몇 년이 비는지 계산해봐야 한다.
그 공백을 메우는 방법은 사람마다 다르다. 퇴직연금이나 개인연금저축을 활용할 수도 있고, 즉시연금형 연금보험처럼 목돈을 바로 소득으로 바꾸는 상품을 검토할 수도 있다. 상품 구조에 따라 중도해지 시 손해가 클 수 있다는 점, 공시이율은 시장 상황에 따라 계속 바뀐다는 점은 가입 전에 반드시 짚어야 한다.
국민연금 조기수령도 하나의 선택지지만, 한번 결정하면 되돌리기 어렵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건강 상태, 다른 소득 유무, 배우자의 연금 수급 시기까지 함께 놓고 판단하는 것이 안전하다.
은퇴 후에도 일정 소득이 이어질 가능성이 있는지도 따져봐야 한다. 재취업이나 프리랜서 활동으로 일부 소득이 유지된다면 공백을 메우는 데 필요한 금액 자체가 줄어들기 때문이다.
정리하며
정모 씨의 사례처럼 정년과 국민연금 수급 개시 사이의 공백은 미리 계산해보지 않으면 퇴직 직전에야 체감하는 경우가 많다. 은퇴를 앞두고 있다면 지금이라도 자신의 수급 개시 연령과 공백 기간부터 확인해보는 것이 첫걸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