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소득으로만 살아가면 퇴직금이 따로 없어서 은퇴 준비가 막막하게 느껴질 수 있어요. 결론부터 말하면, 개인사업자도 IRP(개인형 퇴직연금, Individual Retirement Pension)에 가입해서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어요. 근로자 전용 상품이라고 생각해서 아예 알아보지 않는 경우가 많은데, 실제로는 사업자도 문을 두드릴 수 있는 제도예요.
IRP가 뭔가요?
IRP는 일하는 동안 모은 돈을 계좌 하나에 적립해서 노후에 연금으로 받는 제도예요. 원래는 퇴직금을 받은 근로자를 위한 계좌로 시작했어요. 2017년 세법 개정 이후로 자영업자, 공무원, 소득이 있는 사람이면 대부분 가입할 수 있게 넓어졌어요.
쉽게 말하면 개인용 퇴직금 저금통 같은 거예요. 회사가 대신 쌓아주는 퇴직금과 달리, 사업자는 스스로 계좌를 열고 직접 돈을 넣어야 해요. 그 대신 넣은 금액만큼 세액공제(내야 할 세금에서 직접 빼주는 혜택)를 받을 수 있어요.
어떤 분들에게 필요할까요?
사업소득만 있고 퇴직금이 전혀 없는 개인사업자라면 IRP가 노후 자금을 마련하는 효과적인 수단이 될 수 있어요. 특히 소득이 안정적으로 나오는 시기에 미리 넣어두면 세금 부담도 줄이고 노후 자금도 함께 모을 수 있어요. 반대로 매출 변동이 크고 당장 현금 흐름이 빠듯한 사업자라면 무리해서 넣을 필요는 없어요.
종합소득세를 신고하는 프리랜서나 1인 사업자도 마찬가지로 가입 대상이에요. 다만 세액공제 혜택을 온전히 누리려면 매년 어느 정도 소득이 발생해서 낼 세금이 있어야 효과가 커요. 소득이 거의 없어서 낼 세금이 없다면 공제받을 금액 자체가 줄어들 수 있어요.
사업을 정리하거나 업종을 바꾸는 경우에도 IRP 계좌는 그대로 유지할 수 있어요. 소득이 끊긴 시기에는 추가 납입을 잠시 멈춰도 계좌 자체는 없어지지 않으니 부담 없이 시작해볼 수 있어요.
IRP, 연금저축과 뭐가 다른가요?
IRP와 연금저축은 자주 헷갈리는 상품이에요. 둘 다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지만, IRP는 예금과 펀드 같은 여러 상품을 한 계좌에 담을 수 있고 연금저축보다 운용 방식이 조금 더 다양해요. 세액공제 한도도 합산해서 계산되기 때문에 두 상품을 같이 활용하는 경우가 많아요.
직원을 고용하고 있는 사업자라면 직원 퇴직금을 위한 기업형 IRP와, 대표자 본인을 위한 개인형 IRP를 헷갈리는 경우도 많아요. 직원 퇴직급여를 쌓아두는 계좌와 대표자 본인이 세액공제를 받으려고 여는 계좌는 성격이 다르니 따로 구분해서 챙겨보세요.
또 하나 헷갈리는 지점은 중도 인출이에요. IRP는 원칙적으로 중도에 돈을 빼기 어렵게 설계돼 있어요. 무주택자의 주택 구입, 장기 요양 같은 법에서 정한 사유가 아니면 해지할 때 그동안 받은 세액공제 혜택을 다시 돌려내야 할 수 있어요.
가입 전 확인 포인트 3가지
IRP를 가입하기 전에 몇 가지는 꼭 확인해보세요.
- 수수료 구조 - 금융회사마다 운용관리수수료와 자산관리수수료가 달라요. 오래 유지할 계좌라 수수료 차이가 누적되면 꽤 커질 수 있어요.
- 운용 가능한 상품 범위 - 예금형으로만 운용할지, 펀드를 섞어서 운용할지에 따라 계좌 성격이 달라져요. 본인의 위험 감수 성향에 맞춰 고르는 게 좋아요.
- 세액공제 한도와 실제 절세 효과 - 연금저축과 합산해서 연 900만원까지 공제 한도가 적용돼요. 내가 낼 세금이 실제로 얼마나 줄어드는지 미리 가늠해보세요.
흔한 오해 바로잡기
IRP를 근로자만 가입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여전히 많아요. 앞서 말했듯 지금은 사업자도 가입 대상이에요.
또 하나는 세액공제를 받으면 나중에 연금으로 받을 때도 세금이 전혀 없다고 오해하는 경우예요. 연금으로 받을 때는 연금소득세가 별도로 부과돼요. 일반적인 소득세율보다는 낮은 구조로 설계돼 있어요.
세액공제를 받았으니 원금이 항상 불어난다고 여기는 경우도 있어요. IRP도 어떤 상품으로 운용하느냐에 따라 손익이 달라질 수 있는 계좌라는 점은 기억해두는 게 좋아요.
개인사업자도 IRP를 활용하면 세금 부담을 줄이면서 노후 자금을 체계적으로 모을 수 있어요. 가입 전에는 본인의 소득 구조와 자금 계획부터 점검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