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5월이 되면 종합소득세 신고 기간이 돌아온다. 자영업을 하는 이모(가명, 40대 초반)씨도 서류를 정리하다 문득 궁금해졌다. "보험료도 뭔가 공제받을 수 있지 않을까." 결과는 생각과 많이 달랐다.
(위 사례는 다수 상담 사례를 재구성한 것으로 특정 개인을 지칭하지 않습니다.)
어떤 상황이었나
이씨는 3년 전 프리랜서 일을 접고 개인사업자로 전환했다. 근로소득은 따로 없고 사업소득만 신고하는 구조였다. 매년 5월이면 실손의료보험료, 화재보험료 영수증까지 챙겨서 세무사에게 넘겼다.
주변에서 "보험료도 세금에서 빼준다더라"는 말을 들은 뒤로는 더 꼼꼼히 챙기게 됐다. 올해도 마찬가지였다. 서류를 건네며 "이 보험료도 공제되는 거 맞죠?"라고 물었다. 세무사의 답은 예상 밖이었다.
확인은 이렇게 진행했다
세무사는 보장성보험료(만기 환급금 없이 순수하게 위험만 보장받는 보험에 낸 돈) 세액공제(계산된 세금에서 직접 빼주는 방식)는 근로소득이 있는 사람만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사업소득만 있는 이씨는 해당하지 않았다. 개인 실손보험료는 필요경비(사업소득에서 비용으로 인정받아 빼는 금액)로도 인정되지 않는다는 말도 들었다.
다만 사업장에 든 화재보험이나 배상책임보험은 상황이 달랐다. 업종과 계약 성격에 따라 필요경비로 인정될 여지가 있어서, 보험증권과 납입내역을 따로 정리해 다시 확인받기로 했다.
이야기가 나온 김에 건강보험 이야기도 나왔다. 이씨는 지역가입자(직장가입자가 아니라 개인이 소득과 재산 기준으로 따로 내는 건강보험 형태)였는데, 이번 종합소득세 신고 내용이 그해 11월 건강보험료 재산정에 반영된다는 설명을 처음 들었다.
몰랐던 것·헷갈렸던 것
이씨가 가장 헷갈려한 부분은 소득공제와 세액공제의 차이였다. 보장성보험료는 세액공제 항목인데, 이마저도 근로소득자 전용이라는 사실을 이번에 처음 알았다.
연말정산과 종합소득세 신고를 같은 절차로 여긴 것도 착각이었다. 연말정산은 회사가 대신 처리해주는 근로소득자의 정산 절차고, 종합소득세 신고는 사업소득이 있는 사람이 스스로 챙겨야 하는 별도 절차였다.
반면 연금저축보험이나 연금저축계좌(노후 자금을 적립하면서 세액공제를 받는 금융상품)는 결이 달랐다. 근로소득이 없어도 사업소득만으로 종합소득세를 신고하는 사람 역시 연금계좌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다는 점은 몰랐던 정보였다.
건강보험료가 오르는 것을 세금이 더 나왔다고 오해하는 경우도 많다는 이야기도 들었다. 사실은 신고된 소득이 늘었다는 신호에 가깝다는 설명이었다.
전문가라면 이렇게 조언합니다
사업소득만 있는 신고자는 매년 신고 전에 본인이 보장성보험료 세액공제 대상인지부터 확인하는 것이 순서다. 근로소득이 함께 있는 경우와 사업소득만 있는 경우는 적용 기준이 다르기 때문이다.
사업 관련 보험료의 필요경비 인정 여부는 업종, 계약 목적, 사업 규모에 따라 갈릴 수 있다. 일반론으로 단정하기보다 세무사나 담당 설계사와 개별적으로 확인하는 편이 안전하다.
지역가입자라면 종합소득세 신고 결과가 하반기 건강보험료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을 미리 염두에 두는 것이 좋다. 신고 시점에 자금 계획을 세워두면 재산정 이후 당황할 일이 줄어든다.
보험은 애초에 절세 수단이 아니라 위험을 대비하는 상품이라는 점도 함께 짚어볼 필요가 있다. 세제 혜택은 부수적인 결과일 뿐, 보장 내용과 필요성을 먼저 따지는 순서가 바뀌면 안 된다.
이씨는 결국 보장성보험료 세액공제를 받지 못했지만, 대신 연금계좌 세액공제와 사업장 보험의 경비 처리 가능성을 새로 확인했다. 매년 신고 전에 보험료 관련 항목을 한 번씩 점검하는 습관이 남았다고 했다.
세금 혜택 여부를 떠나, 보험은 본래 목적에 맞게 유지하고 확인은 매해 신고 시즌에 꼼꼼히 챙기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대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