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랜서 3년 차인 30대 후반의 박지은씨(가명)는 매년 5월이 되면 마음이 복잡해진다고 했다. 종합소득세 신고 시즌이 다가오면 관할 세무서 앞은 늘 붐볐고, 처음 혼자 신고를 준비하던 해에는 보험료 공제를 어디까지 받을 수 있는지부터 막막했다.
(위 사례는 다수 상담 사례를 재구성한 것으로 특정 개인을 지칭하지 않습니다.)
어떤 상황이었나
박씨는 프리랜서로 전환하기 전 회사원 시절, 매년 연말정산에서 실손의료보험료와 보장성보험료를 공제받아 왔다. 그래서 프리랜서가 된 뒤에도 종합소득세 신고 때 같은 방식으로 보험료를 공제받을 수 있을 거라 짐작했다.
사업소득만 있는 상태로 처음 맞은 5월, 박씨는 국세청 홈택스로 신고를 시도했다. 화면에서 보험료 항목을 찾지 못해 헤매다 결국 관할 세무서를 직접 찾아갔다.
실손보험료 납입증명서와 연금저축 납입내역까지 챙겨 갔지만, 상담 창구에서 돌아온 답은 예상과 달랐다. 회사원 시절 습관대로 서류만 두둑이 준비하면 될 거라 여긴 게 착각이었다.
세무서에서 이렇게 진행했다
담당 직원은 보험료 세액공제 항목이 근로소득이 있는 사람에게 적용되는 특별세액공제 항목이라고 설명했다. 사업소득만 신고하는 프리랜서나 자영업자는 애초에 이 항목의 대상이 아니라는 뜻이었다.
대신 사업소득자는 별도 신청 없이도 일정한 표준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다는 안내를 받았다. 박씨는 챙겨 간 보험료 증빙 서류를 쓸 곳이 없다는 사실에 조금 허탈했다고 말했다.
직원은 연금저축의 경우 근로소득자가 아니어도 세액공제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점은 따로 짚어줬다. 보장성보험료와 연금저축을 같은 성격으로 오해하기 쉽지만, 신고 구조상 둘의 취급이 다르다는 설명이었다.
이어 직원은 노란우산공제(소기업·소상공인의 폐업이나 생활 안정을 위해 공제부금을 납입하면 소득공제 혜택을 주는 공적 제도)를 언급했다. 매달 일정액을 납입하면 사업소득금액에서 공제받을 수 있어, 프리랜서 입장에서는 보험료 공제의 대안처럼 활용해볼 만하다는 설명이었다.
몰랐던 것, 헷갈렸던 것
박씨가 가장 헷갈려 했던 부분은 두 가지였다. 하나는 근로소득자와 사업소득자의 공제 구조가 애초에 다르다는 점, 다른 하나는 종합소득세 신고 내용이 그해로 끝나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지역가입자로 전환된 프리랜서의 건강보험료는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매년 종합소득세 신고 자료를 반영해 다시 산정한다. 즉 5월 신고를 마친 뒤 소득이 늘었다면, 가을 무렵 건강보험료 고지서에서 그 변화를 체감하게 되는 구조다.
부모님 건강보험에 피부양자(직장가입자의 부양가족으로 등재되어 별도 보험료 없이 건강보험 혜택을 받는 자격)로 남아 있던 지인의 사례도 함께 들었다고 한다. 사업소득이 일정 수준 넘어서면 피부양자 자격을 유지하지 못할 수 있다는 점 역시, 소득 신고와 보험 자격이 맞물려 있다는 걸 보여주는 대목이었다.
박씨는 이 흐름을 미리 몰랐던 탓에 보험료 관련 서류만 챙겼을 뿐, 소득 신고 자체가 건강보험 자격·보험료와 맞물려 있다는 감각은 없었다고 돌아봤다.
전문가라면 이렇게 조언합니다
세무 상담 현장에서는 프리랜서와 자영업자에게 두 가지를 함께 점검하라고 안내하는 경우가 많다. 첫째는 종합소득세 신고 전에 소득공제·세액공제 항목이 근로소득자 기준과 다르다는 점을 먼저 확인하는 것이다.
둘째는 종합소득세 신고 소득이 건강보험료 산정과 피부양자 자격 유지 여부에도 영향을 준다는 점을 감안해, 신고 전에 예상되는 변화까지 함께 가늠해 보는 것이다. 소득이 꾸준히 느는 시기라면 이 부분을 특히 챙겨볼 필요가 있다.
다만 개인마다 소득 구조와 공제 항목, 부양 관계가 달라서 구체적인 공제 가능 여부나 보험료 변동 폭은 일률적으로 말하기 어렵다. 관할 세무서나 세무대리인을 통해 본인 상황에 맞춰 확인하는 편이 안전하다.
결론
보험료를 냈다고 해서 모든 신고 방식에서 똑같이 공제받는 건 아니었다. 종합소득세 신고를 앞둔 프리랜서라면, 세무서 방문 전에 본인 소득 유형에 맞는 공제 항목부터 확인해 보는 편이 헛걸음을 줄이는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