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프리랜서 디자이너로 일하는 30대 후반 김모 씨는 지난 5월 종합소득세 신고를 마친 뒤 예상치 못한 고지서를 받았다. 추가로 낼 세금이 500만원대에 달한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매년 비슷한 수준일 거라 생각했던 세금이 갑자기 늘어난 이유를 찾다가, 그는 보험 상품을 활용한 절세 방법이 있다는 걸 뒤늦게 알게 됐다.
(위 사례는 다수 상담 사례를 재구성한 것으로 특정 개인을 지칭하지 않습니다.)
어떤 상황이었나
김씨는 3년 차 프리랜서로, 작년부터 거래처가 늘면서 매출도 함께 올랐다. 소득이 늘어난 건 반가운 일이었지만, 경비 처리를 꼼꼼히 하지 못한 채 신고 시즌을 맞았다. 결국 과세표준 구간이 한 단계 올라가면서 세액이 크게 늘었고, 미리 낸 원천징수 세액만으로는 부족해 추가 납부 대상이 됐다.
알고 보니 그는 매년 장부 없이 정해진 경비율로 신고하는 추계신고 방식을 써왔는데, 소득이 늘면서 실제 지출을 근거로 경비를 인정받는 기장신고 방식이 더 유리한 구간에 들어섰다는 걸 세무사를 만나고 나서야 알았다. 같은 소득이라도 신고 방식과 세액공제 항목을 얼마나 챙기느냐에 따라 최종 세액 차이가 커질 수 있다는 걸, 그는 이번에 처음 체감했다.
가입은 이렇게 진행했다
세무사와 상담하면서 김씨가 가장 먼저 들은 조언은 연금계좌(연금저축보험·연금저축펀드·개인형퇴직연금(IRP)을 합쳐 부르는 말)를 활용해보라는 것이었다. 연금계좌에 납입한 금액은 일정 한도 안에서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고, 종합소득이 있는 사람도 신청 대상에 포함된다는 설명이었다.
그는 우선 기존에 없던 연금저축보험 계좌를 새로 개설하고, 추가로 IRP 계좌도 함께 열었다. 다만 공제 한도와 소득 구간별 공제율은 매년 세법 개정 여부에 따라 달라질 수 있어, 정확한 금액은 국세청 홈택스나 세무 대리인을 통해 다시 확인하기로 했다. 상품마다 중도해지 시 세액공제분을 다시 뱉어내야 하는 구조라, 당장 급전이 필요할 가능성이 있는 자금은 넣지 않기로 결정한 점도 눈에 띄는 부분이었다.
몰랐던 것·헷갈렸던 것
김씨가 가장 크게 착각했던 부분은 실손의료보험이나 종신보험 같은 보장성보험료도 세액공제가 될 거라는 생각이었다. 하지만 보장성보험료 세액공제는 근로소득자가 연말정산에서 받는 항목이고, 사업소득만 있는 프리랜서나 개인사업자는 원칙적으로 해당하지 않는다는 걸 뒤늦게 알았다.
반면 연금계좌 세액공제는 근로소득자든 사업소득자든 종합소득세 신고 대상이면 대체로 활용할 수 있는 항목이라는 점도 새롭게 알게 됐다. 소상공인이라면 노란우산공제(소기업·소상공인의 폐업이나 노후를 대비하는 공제 제도)도 별도의 소득공제 수단으로 검토해볼 만하다는 이야기도 함께 들었다.
그는 또 소득공제와 세액공제 개념도 헷갈려 했다. 소득공제는 세금을 매기는 기준 금액 자체를 줄여주는 방식이고, 세액공제는 계산된 세금에서 일정액을 직접 빼주는 방식이라, 같은 금액을 넣어도 적용 방식에 따라 체감 절세 효과가 달라질 수 있다는 설명을 듣고서야 차이를 이해했다.
전문가라면 이렇게 조언합니다
세무·보험 전문가들은 종합소득세 부담이 예상보다 크게 나왔다면, 당장 상품에 가입하기보다 먼저 신고 내역과 경비 처리 항목을 다시 점검해보라고 권한다. 공제 항목을 놓친 부분은 없는지, 신고 방식이 지금 소득 수준에 맞는지 확인하는 게 우선이라는 뜻이다.
그 다음 단계로 연금계좌나 노란우산공제 같은 절세형 상품을 검토할 때는, 세액공제 효과만 보고 무리하게 큰 금액을 넣기보다 중도해지 위험과 유동성(필요할 때 돈을 꺼내 쓸 수 있는 정도)까지 함께 따져보는 편이 안전하다고 조언한다. 특히 소득이 매년 들쭉날쭉한 프리랜서라면, 납입 금액을 소득이 안정된 시기에 맞춰 조정하는 방식도 고려할 만하다.
김씨는 이번 일을 계기로 매년 5월이 되어서야 세금을 걱정하는 대신, 연중에 미리 경비와 공제 항목을 챙기는 습관을 들이기로 했다. 세금은 한 번의 선택보다 매년 반복되는 관리에서 차이가 난다는 걸 몸으로 배운 셈이다.